[경남/기획] 새 조합장에 듣는다 – 이병호 하동축협 조합장

임기 중 분뇨처리장 완공하는 게 최대 현안
동물병원 개설하여 조합원들에 혜택 줄 것
아내 덕분에 말년에 조합장 하는 행복 얻어

이병호 하동축협 조합장은 이번 선거에서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한국농어촌방송/경남=황인태 대기자] 이병호 하동축협 조합장은 이번이 재선이다. 이번 선거는 무투표로 당선됐다. 지난번 초선 때 선거를 워낙 치열하게 치렀기 때문이다. 2015년 첫 출마 때 현직 조합장과 경쟁했다. 다들 현직이 이길 거라고 전망했지만 투표함 열어보니 이 조합장이 60%의 득표율로 비교적 안정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런 지난번 선거의 경험으로 이번에는 후보자가 없었다. 지난번에 패배한 전직 조합장의 출마가 거론되기는 했지만 결국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조합은 선거 없이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2기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전직 조합장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이 조합장은 말했다.

이 조합장이 재선 조합장으로 해야 할 일은 그동안 하동축협의 현안문제가 망라돼 있다.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는 분뇨처리장을 만드는 일이다. 분뇨처리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에 사업신청을 해 두었는데 올해 말에 정부의 결정이 나온다. 약 64억 원이 투자되는 사업이다. 하동축협으로서는 작지 않은 규모의 투자이다. 그러나 돈이 해결된다고 해서 끝난 것은 아니다.

부지 확보와 민원해결을 넘어서서 허가를 받고 나면 시공의 문제가 남는다. 시공문제를 해결하고 건축을 완성하고 나면 그때부터 더 큰 문제가 남아있다. 바로 퇴비 판매문제이다. 이 조합장은 최근에는 퇴비 수요처가 줄어들어 퇴비를 만들어 놓아도 판로가 쉽지 않다고 한다. 특히 과수 농장들이 투자를 줄이는 경향이기 때문에 퇴비사용량 역시 줄어드는 추세이다. 그래서 분뇨처리장을 만들어 퇴비를 생산해도 과연 이것을 제대로 팔수 있을지 고민이다. 만약 퇴비 판매가 되지 않으면 큰 문제이다. 이런 저런 난제들이 이 조합장의 앞에 놓여있다.

하동 축협의 또 하나의 과제는 가축시장의 이전이다. 이 문제는 비교적 쉽게 해결될 전망이다. 현재 하동읍에 있는데 이를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 부지 문제도 해결되었고 자금 문제도 어려움이 없다. 이 조합장은 여기에 축산기자재와 배합사료 보관창고 등이 들어가는 복합 물류기지를 만들 생각이다. 이 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게 이 조합장의 임기 중에 실현될 전망이다.

또 하나의 하동축협 현안으로는 동물병원을 개설하는 일이다. 이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나 사람문제가 걸려있다. 바로 전직 조합장이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조합에서는 필요성이 있어도 강력히 추진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전직조합장에 대한 예우도 충분히 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 조합장은 이번 임기 중에 개설을 하려고 한다. 수의사를 배치하여 조합원들의 민원을 해결하면 조합원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조합장은 하동읍에서 태어나 초, 중학교를 하동읍에서 나오고 진주로 유학을 갔다. 진주에서 대아고등학교를 마친 다음 과기대를 졸업했다. 이 조합장이 축협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79년이다. 이 조합장은 이해 군대를 제대하고 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해에 하동에 큰 물난리가 났다. 그것을 해결하느라 집에 있는 기간이 길어졌다. 그런데 물난리 등으로 집안을 도와야 하는 사정이 생겼다. 그것을 보던 당시 축협에 조합장으로 계시던 고모부가 임시직으로 축협에서 일하게 해줬다. 그것이 이 조합장의 인생을 결정짓는 일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 그때 축협에 들어와 2013년 말 전무로 퇴직할 때까지 34년을 하동축협의 귀신으로 살았다.

이 조합장은 오늘날 자신을 있게 한 사람으로 이때 축협에 일할 기회를 준 고모부와 자신의 아내 등 두 사람을 들었다. 이 조합장은 자신의 아내덕분에 조합장이 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2014년, 이 조합장은 전무로 퇴직하고 집에서 소를 키우고 있었다. 아내는 그것이 보기에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느 날 아내는 자기가 모든 준비를 다 할 테니 출마만 하라고 강권했다. 이 조합장은 아내의 성화가 아니었으면 자기 성격에 그리 위험한 선택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아내의 반 강제적 권유로 선거에 나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당선이 돼서 지금 재선까지 하고 있다. 아내 덕분에 자기 인행의 가장 큰 행운을 잡은 것이다.

이 조합장은 사실 선출직에 더 어울리는 사람은 자신보다는 아내라고 했다. 하동에서는 이병호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아내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이 조합장은 그런 아내가 어떤 때는 성가실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런 아내 덕분에 인생 말년의 행복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병호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이번 선거가 어땠나.

-이번에는 무투표로 당선됐다.

▲무투표가 된 이유가 있나.

-2015년 선거가 큰 이유가 됐다. 지난번 선거에서 제가 당시 현 조합장을 상대해서 60%의 득표로 승리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출마할 사람이 마땅히 없었다. 지난번 저한테 패배한 전직 조합장이 이번에 출마한다는 말이 많이 돌았다. 그런데 결국은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투표 당선이 됐다.

▲현직을 상대로 60% 정도의 득표로 이긴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인데 어떻게 가능했나.

-1년 정도 조합원들을 관찰해 보았다. 그랬더니 현직 조합장을 좋아하는 사람이 저보다 2배 정도 많고 싫어하는 사람도 저보다 2배 정도 많았다. 저는 저를 좋아하는 조합원도 조합장의 절반에 불과하고 저를 싫어하는 사람도 절반 정도였다. 그럼 해 볼 만하지 않냐, 하고 생각해 출마했다.

▲그래도 선거에 처음 나왔을 텐데 어렵지 않았나.

-어려웠다. 모두들 7대3 정도로 당시 현직 조합장이 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투표함 열어보니 제가 60%, 현직 조합장이 40% 정도 득표했더라. 감격했다.

▲그럼, 이번 선거에 아무도 출마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이 조합장이 지난 4년간 강력한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의미 아닌가.

-그렇다기보다는 한번 더해서 지난번에 못한 것 완료해라.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조합장이 해결해야 할 하동축협의 현안문제는 무엇이 있나.

-가장 큰 일이 분뇨처리장을 만드는 일이다.

▲가축들 분뇨 처리하는 것 말인가.

-그렇다.

▲하동에 그게 없나.

-돼지나 닭의 분뇨는 다 처리되고 있다. 그런데 젖소, 한우 등의 분뇨는 아직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조합원들의 민원이 많은 사항이다.

▲그런데 왜 아직 못하고 있나.

-그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올해 말에 사업여부가 확정된다. 정부에 신청을 해 놨다. 그게 연말이면 결정이 된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대강의 방향이 정해지게 된다.

▲정부에서 자금은 내려보내 주나.

-그럴 것으로 보고 있다.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약 64억 원 정도 투입된다.

▲돈만 있으면 지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다. 건축과 관련된 주민들의 민원도 문제지만 사실은 그 이후가 더 문제다.

▲그 이후라는 것은 무슨 말이냐.

-분뇨를 처리하고 나면 남는 잔여물로 퇴비를 만든다. 예전에는 이 퇴비가 잘 팔렸는데 지금은 잘 팔리지 않는다. 그래서 퇴비를 어떻게 팔 것인지가 관건이다.

▲요즘은 퇴비를 농가들이 사용하지 않나.

-주로 과수 농사하는 곳에서 사용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과일 값이 많이 내렸고 따라서 과일농사 짓는 사람도 줄었다. 그래서 퇴비 사용량이 줄어드는 게 추세이다.

▲하우스 농사짓는 사람들은 퇴비를 사용하지 않나.

-하우스 농사짓는 사람들은 주로 액비를 사용하지 퇴비를 쓰지 않는다. 그래서 어려움이 있다. 퇴비 판매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사실 분뇨처리장을 만드는 것 보다 더 어려운 문제이다. 그렇지만 이번 임기 중에는 반드시 완성할 거다.

▲분뇨처리장 외에는 어떤 현안이 있나.

-동물병원을 설립하는 거다.

▲조합이 직접 동물병원을 운영할 건가.

-그렇다. 지금까지 하동축협에는 동물병원이 없었다. 그렇다 보니 조합원들이 사설 동물병원을 이용하게 되고 비용이 비쌌다.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동물병원을 설치하지 않았나.

-전직 조합장이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 문제 때문에 조합에서 직접 설립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전직 조합장에 대한 예우도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임기 중에는 개설하려고 하고 있다.

▲어려운 문제는 없나.

-동물병원 개설하는 것은 큰 어려움은 없다. 5천만 원 정도 들 것으로 보이는데 수의사를 채용하거나 계약해서 진료를 보게 하면 된다. 조합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생각한다. 수익사업이라기 보다는 조합원들에게 혜택을 주는 환원사업차원에서 시행하는 거다.

▲그 외 임기 중 해결해야 할 일이 또 있나.

-가축시장을 이전하는 일이다. 현재 읍내에 있는데 변두리로 이전해야 한다.

▲이 일은 어느 정도 진척이 돼 있나.

-부지도 구해 놨다. 그래서 이전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곧 시행될 거다. 단지 가축시장만 이전하는 게 아니고 축산기자재, 조사료, 배합사료 보관창고 등이 종합적으로 구축되는 물류기지화 사업이다. 임기 중 가장 먼저 완공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동축협의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말 시점으로 자산이 1700억 원 정도 된다.

▲조합원은 몇 명인가.

-원래 1580명이었다. 그런데 지난해에 두 번에 걸쳐 조합원 정리를 했다. 소위 말하는 무자격 조합원을 정리한 거다. 그래서 남은 조합원이 730명 정도 된다.

▲그렇게 많은 조합원을 정리했나.

-사회에서도 무자격 조합원들이 늘 문제가 되지 않나. 조합장을 선거를 통해 뽑다 보니 무자격 조합원들이 많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대적인 정리를 한 거다. 사실 제 생각보다 무자격 조합원이 더 많았다. 나도 이렇게 많은지 놀랐다.

▲무자격 조합원을 정리하는 이유가 뭔가.

-선거를 했을 때 무자격 조합원 문제가 제기되면 당선 무효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시비에 걸리게 된다. 그래서 정리를 한 거다.

▲조합원 구성은 어떻게 돼 있나.

-젖소 15농가, 돼지 15농가, 양봉 100농가, 그 외는 한우농가가 550농가 정도 된다.

▲하동이 유명한 것이 솔잎한우 아닌가.

-그렇다. 그렇지만 솔잎한우보다 사실 하동축협은 송아지 생산하는 농가가 더 많다. 하동의 소가 15000두 되는데 10000두가 송아지를 생산하는 암소이다.

▲송아지를 생산하는 게 육우를 사육하는 것보다 수익이 높나.

-그건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각자 취향에 따라 선택한다. 그런데 하동은 이전부터 송아지를 생산해 판매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관행이 이어지는 것 같다.

▲신용사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약 2500억 원 정도 된다. 수신이 1100억 원, 여신이 1400억 원이다. 여신이 더 많은 이유는 축사신축 등의 정책자금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동축협의 경제사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소를 판매하는 규모가 연간 250억 원 정도 된다. 또 소고기, 돼지고기 등을 팔고 있다. 이건 금액이 그리 많지 않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 보자. 언제 어디서 태어났나.

-1955년 하동읍에서 태어났다.

▲학교는 어디를 나왔나.

-하동초등학교와 하동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주로 유학 가서 대아고등학교를 나왔다. 대학은 경남과기대를 졸업했다.

▲축협에는 어떻게 해서 인연이 됐나.

-제가 군대를 제대한 해가 1979년이다. 그런데 그때 하동에 큰 수해가 났다. 수해복구를 돕느라 하동에 있게 됐다. 그런데 그때 집안 살림이 어려워져서 무엇이든 해야 했다. 그런데 당시 하동축협 조합장이 고모부셨다. 그래서 고모부가 축협에 임시직으로 취직을 시켜주셨다. 그게 축협과의 인연이다.

▲축협이라는 곳을 잘 알고 있었나.

-저는 처음에 농과계열의 학교를 다니지 않아 농협, 축협이란 것을 몰랐다. 축협은 축구협회, 농협은 농구협회로 알고 있었다. 그러니 축협에 임시직이라니 사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인연이 그리되다 보니 원래 흥미도 없었고 알지도 못하던 축협에 들어와 평생을 살았다. 그리고 지금 조합장까지 하고 있다.

▲그 선택은 잘했다는 생각이 드나.

-제가 인생에서 잘한 게 축협에 들어온 것하고 아내를 잘 얻은 것이다.

▲축협에 들어온 것은 왜 잘했다고 생각하나.

-그때는 몰랐는데 아무튼 여기서 평생 직장생활을 했다. 79년에 들어와 2013년에 전무로 퇴직했다. 34년을 근무했다. 그리고 조합장에 출마해 낙선 한번 하지 않고 당선돼 지금 재선이다. 이 정도면 행복한 인생 아닌가 싶다.

▲그럼, 아내를 잘 얻었다는 건 무슨 뜻인가.

-제가 조합장 하는 게 사실 아내 덕이다. 아내가 아니었다면 조합장은 꿈도 꾸지 못했을 거다.

▲왜 그런가.

-2013년 말에 축협에서 전무로 퇴직하고 일 년간 집에서 소 키웠다. 그런데 이게 그리 적성에 잘 맞지 않았다. 아내도 보기가 싫었던지 조합장에 출마하라고 강권했다. 자금이든 조직이든 자기가 다 알아서 마련할 테니 출마만 하라고 했다. 하동에서는 저보다 아내가 더 유명하다. 이병호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아내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아내 시키는 대로 출마해 당선됐다. 아내가 아니었으면 지금도 집에서 소 키우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

-아내가 키우고 있다. 암소 13마리 정도 된다.

▲그게 힘든 일 아닌가.

-굉장히 힘들고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일이다. 소가 임신하고 새끼를 낳는 과정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걸 아내가 혼자서 다 하고 있다.

▲힘든 일은 아내가 다 하고 이 조합장은 폼 나고 대접받는 일만 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장가를 잘 갔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것도 다 아내 덕이다.

황인태 대기자  ngmname@naver.com

<저작권자 © 한국농어촌방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Sour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