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획] 새 조합장에 듣는다 – 정철수 하동군산림조합 조합장

지난 선거에서 47표로 낙선한 게 무투표 당선의 계기
수목장 사업 완성하는 것이 이번 임기 중 최대 과제
에버랜드 판다곰 대나무 사료 하동산림조합에서 공급

정철수 하동군 산림조합장은 이번 선거에서 무투표로 조합장에 당선됐다.

[한국농어촌방송/경남=황인태 대기자] 정철수 하동군 산림조합장은 이번에 무투표 당선되는 행운을 얻었다. 처음에는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는데 결국 정 조합장 외에는 아무도 후보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무투표 당선이 됐다.

정 조합장이 무투표 당선이 된 데는 4년 전 선거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때 현직 조합장을 상대로 47표 차이라는 근소한 표로 낙선을 했다. 다 이긴 선거였다고 생각했는데 현직의 뚝심은 강했다. 4년 전에 그런 선거결과를 가져왔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잠재 후보들이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이다. 정 조합장 자신도 4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준비를 해 온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현직 조합장이 3선으로 연임제한에 걸려 출마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 조합장은 4년을 조용히 준비를 해 왔다. 그 결과가 이번의 무투표 당선으로 이어졌다.

정 조합장은 이번 임기동안 하동군 산림조합의 숙원 사업인 수목장 사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조합이 추진해 오고 있지만 아직 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사업이다. 수목장은 최근 장례문화의 변화로 그 수요가 날로 증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원 등으로 인해 아직 공급이 충분치 못한 실정이다. 하동군 산림조합은 오래전부터 수목장 준비를 해 왔지만 아직까지는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정 조합장은 이번 자신의 임기 중에는 어떤 형태이든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생각이다.

정 조합장이 임기 중 해야 할 또 하나의 일은 양묘사업의 활성화이다. 하동군 산림조합은 경남도 지정 양묘생산 기관이다. 정부의 지원으로 400여 평의 유리온실을 비롯해 17동의 비닐하우스 양묘장을 갖추고 있다. 경남도에 공급하는 물량만도 연간 50만 본 이상이 된다. 정 조합장은 그러나 이 물량을 연간 80~90만 본 정도로 약 2배가량 늘릴 계획이다.

하동군 산림조합은 400여 평의 유리온실 양묘장을 보유하고 있는 경남도 지정 양묘공급기관이다.

하동군 산림조합이 자랑하는 일로는 판다곰 사료인 대나무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 삼성에버랜드에서 중국으로부터 판다곰 한 쌍을 들여와 사육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료를 하동군 산림조합에서 공급하고 있는 것. 조합은 하동군내 청암, 양보 일대의 대나무 숲에서 연간 10톤가량을 채취해 공급하고 있다. 판다곰의 사료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은 하동 대나무가 청정 대나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정 조합장은 말했다. 2020년이면 사료공급 계약이 끝이 나는데 정 조합장은 이를 연장해 계속 공급하는 것이 목표이다.

정 조합장은 1956년 하동읍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하동읍에서 살고있는 토박이다. 학교 졸업 후 공무원이 되었으나 체질에 맞지 않아 그만두고 사업을 했다. 산림조합과는 30년 전에 인연을 맺어 7년 동안 감사직을 수행했다. 지난번 선거에 출마해 낙선된 이후 4년 동안 절치부심하여 이번에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정 조합장은 말년에 조합장이 돼서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늦지 않게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정철수 조합장과의 인터뷰이다.

▲이번 선거에 무투표로 당선됐다. 이유가 무엇인가.
-지난번 조합장 선거였던 2015년 선거에 출마했었다. 그때 47표 차이로 낙선했다. 그렇다 보니 이번 선거를 해도 저를 이기지 못할 거라고 다른 잠재적 후보들이 생각해 포기한 것 같다.

▲2015년도에 경쟁했던 후보는 이번에 출마하지 않았나.

-그렇다. 3선 연임 조항에 걸려서 이번에 출마하지 않았다.

▲그럼, 지난번 선거에 패배하고 나서 이번 출마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했던 것인가.

-그렇다. 지난번에 졌지만 현직 조합장이었고 또 3선으로 인해 이번에는 출마를 못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지난 4년간 열심히 준비했었다. 그런 노력이 평가받아 이번에 무투표 당선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선거가 이루어지 않을 정도로 산림조합 내부가 조용한 모양이다.

-그렇다. 어느 조직도 그렇지만 경쟁상대가 비슷비슷할 때 소리가 많이 난다. 이번에는 저한테 힘을 몰아주었기 때문에 하동군산림조합도 조용한 편이다.

▲조합원이 몇 명인가.

-2400여명 된다. 하동군 전체 13개 읍면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임기 중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수목장을 만드는 것이다.

▲나무 밑에 무덤을 만드는 것 말인가.

-그렇다. 최근 매장 풍습이 많이 사라지고 화장이 대세가 된 이후 납골당보다 나무 밑에 매장을 하는 수목장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하다. 그런데 개인이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하동군산림조합은 수년 전부터 조합이 수목장 사업을 추진해 왔다. 제 임기 중에는 완성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게 있나.

-부지가 제일 중요하다. 약 3만 평 정도의 부지를 확보하려고 한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어째서 그런가.

-우선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그런데 접근성이 좋으면 대부분 민가가 많다. 그렇다 보니 민원이 많이 발생한다. 우리가 수익을 내려는 것도 아니고 좋은 일을 하려는데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할 이유는 없다. 그래서 접근성도 좋고 민원도 발생하지 않는 곳을 찾으려니 그게 쉽지 않다.

▲수목장 부지가 3만 평이면 전체 임야는 아주 커야 할 것 같은데.

-그렇다. 수목장을 경사도가 30도 이상 되는 곳에다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경사도가 낮은 산을 구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하동에는 주로 어떤 지역이 산의 경사도가 낮나.

-화계, 청암 등 지리산권역으로 들어가면 경사도가 높고 고전, 양보 등으로 오면 경사도가 낮다. 그래서 그런 지역을 중심으로 부지를 찾아보고 있다.

▲산림조합이 이렇게 수목장 사업을 하는 경우가 있나.

-장성군 산림조합이 약 10ha의 수목장을 개장했다. 그리고 산림청에서 ‘하늘숲 추모원’이라는 수목장 사업을 하고 있다.

▲임기 중에 완성될 것으로 보나.

-하동군과 긴밀하게 협조해서 현재 추진 중이다. 임기 중에 완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조합의 또 다른 현안은.

-양묘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나무 묘목 키우는 사업 말인가.

-그렇다. 하동군산림조합은 경남도 지정 양묘생산기관이다. 현재 6000여 평의 양묘장을 보유하고 있다. 400여 평의 유리온실 한 동과 비닐하우스 17동이다.

▲유리온실도 있나.

-그렇다. 다른 산림조합과 달리 하동군산림조합은 유리온실을 보유하고 있는 게 자랑이다. 유리온실은 모든 게 전 자동으로 작동되는 최신식 시설이다.

▲유리온실에서는 무엇을 하나.

-양묘장으로 가기 전 단계인 발아단계의 유묘를 유리온실에서 키운다. 유리온실에서 일정 정도 키워서 양묘장으로 간다.

▲하동군이 직접 설치한 것인가.

-아니다. 2012년도에 산림청 공모사업으로 설치한 거다. 정부 지원 약 10억 원, 자체부담 5억 원 등 15억 원 정도가 투입됐다.

▲이 양묘장에서는 주로 어떤 수종을 키우고 있나.

-주로 편백을 양묘하고 있다. 올해에 경남도에 약 60만 본을 납품할 계획이다. 내년도에는 90만 본까지 확대해야 한다. 경남도 지정 양묘장이다 보니 이를 잘 운영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왜 편백을 주종으로 하나.

-한반도 남쪽의 기온이 아열대로 바뀌어 가면서 소나무의 대체수종으로 편백이 많이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편백을 소나무 대체수종으로 심는가.

-그렇다. 소나무는 재선충 등으로 인해 점점 감소하고 있다. 재선충이 발생한 지역에는 소나무보다는 편백 등으로 조림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낙엽송 등도 했었는데 이제 경남지역에는 기후변화로 낙엽송이 잘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주로 편백을 심고 있다. 그리고 지리산 자생식물 가운데 지금은 거의 사라진 들메나무도 양묘를 하고 있다.

▲지리산 사람들이 ‘두릅 팔아서 들메 산다’는 그 나무 말인가.

-그렇다. 잎이 어릴 때 채취해서 나물로 해 먹는데,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남벌로 다 사라져 지금은 지리산에서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 조합에서 대량으로 양묘해서 공급하고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들메나물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될 거로 보인다.

▲하동군산림조합의 자랑거리는 무언가.

-판다곰 먹이인 대나무를 우리 조합에서 공급하고 있다.

▲그걸 하동에서 공급하나.

-그렇다. 2016년에 삼성 에버랜드에서 중국에서 판다곰을 들여왔다. 그때 판다곰의 사료문제가 이슈가 됐다. 그런데 그것을 우리 조합에서 제공하고 있다.

▲판다곰의 사료는 중국에서 가져오는 게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공급하나.

-그렇다. 판다곰은 대나무 잎과 줄기, 죽순을 먹는다. 그런데 그것을 우리 하동군림조합에서 공급하고 있다.

▲하동군산림조합이 제공하게 된 이유라도 있나.

-그때 에버랜드가 공모를 했다. 우리 조합과 함께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군 조합도 참여를 했다. 그런데 우리가 선정됐다.

▲하동군산림조합이 선정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그게 쉽지 않더라. 중국에서 판다곰 사육전문가들이 와서 현장조사를 며칠 동안 꼼꼼히 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하동이 선정됐다. 어떤 이유에서 우리가 선정됐는지는 잘 모르지만 우리 지역의 대나무 주산지인 청암, 양보 등지의 대나무 숲을 둘러보고 선정했다. 아마도 청정지역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다.

▲공급 물량이 어느 정도 되나.

-2020년까지 50톤을 공급하기로 계약이 돼 있다. 그 이후는 다시 선정돼야 한다.

▲그 정도면 금액은 얼마나 되나.

-연간 1억5천 만 원 정도 된다. 2020년까지 5년 동안 총 7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주로 어디 대나무를 공급하나.

-하동에는 청암, 양보 등지에서 대나무가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청암 것을 주로 하고 모자라는 것은 남해, 진주 등지에서 채취해 공급하고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 보자. 어디서 태어났나.

-1956년 하동읍에서 태어났다.

▲그럼 하동읍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는 건가.

-그렇다. 하동읍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하동읍에서 살고 있는 토박이이다.

▲원래부터 농사를 지었나.

-아니다. 학교 졸업하고 하동군 공무원을 좀 했다. 한 1년 6개월 정도 했나. 그런데 체질이 안 맞아서 그만두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어떤 면이 체질이 안 맞았나.

-발령받았을 때 첫 업무가 통일벼 퇴비생산을 독려하는 일이었다. 그 당시는 공무원이 직접 퇴비도 생산하는 역할을 했었다. 그런데 그게 체질에 잘 안 맞았다. 그래서 사표 던지고 나와 버렸다.

▲공무원 했으면 그래도 편안히 살았을 텐데 후회는 하지 않나.

-별로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자유롭게 살았고 나름대로 잘 살았다고 생각한다.

▲공무원 그만 두고 뭘 했나.

-형제들이 하고 있는 사업을 함께 했다.

▲산림조합과는 언제 인연을 맺었나.

-약 30년 전에 조합원이 됐다. 그리고 조합에서 7년 동안 감사를 했다. 그리고는 지난번에 출마해 낙선하고 이번에 당선된 거다.

▲이제 초선인데 3선까지 할 것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재선까지는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는 후배들을 키워서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황인태 대기자  ngmnam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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